충치가 큰 치아를 직접 레진으로 충전할지, 인레이·온레이로 할지, 크라운을 씌울지는 충치의 크기 자체보다 우식을 제거한 뒤 남는 치질(치아 조직)의 양과 위치로 결정합니다. 씹는 면의 교두와 볼쪽·혀쪽 벽이 충분한 두께로 남으면 직접 레진 충전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교두가 얇아지거나 소실되어 파절 위험이 커지면 교두를 덮는 수복, 즉 온레이나 크라운을 고려합니다. 여기에 치수(신경)가 살아 있는지, 우식 위험도가 높은지, 이갈이가 있는지, 충치 변연이 잇몸 아래로 내려가 방습과 접착이 어려운지가 함께 반영됩니다.
간접수복이 직접 레진보다 항상 오래간다는 근거는 현재 자료로는 뒷받침되지 않습니다. 직접 레진과 간접 복합레진 수복을 무작위대조시험으로 직접 비교한 메타분석에서는 두 방식의 수명에 차이가 없다는 결과(2016)와, 직접 수복의 실패 위험이 오히려 낮다는 결과(2024, 위험비 0.61, 95% 신뢰구간 0.47–0.79)가 각각 보고되었습니다. 다만 두 분석 모두 포함된 연구의 비뚤림 위험이 높아 근거 수준은 낮게 평가되었습니다.
판단할 때 확인하는 변수
남은 치질의 양과 위치
우식과 기존 충전물을 제거한 뒤 교두가 몇 개 남는지, 남은 벽의 두께가 씹는 힘을 견딜 만한지를 봅니다. 치아 수복에서 가장 먼저 보는 항목입니다.
변연(가장자리)의 위치
인접면 충치가 잇몸 아래(치은연하)까지 내려가면 러버댐 등으로 침 차단(격리)이 어렵고 인상 채득이나 구강스캔 정확도도 떨어집니다. 접착에 의존하는 수복일수록 이 조건의 영향이 큽니다.
치수(신경) 상태
생활치인지, 찬 것에 시린 증상이나 자발통이 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근관치료가 필요한 치아는 판단 축이 달라지므로 이 글의 범위와 구분됩니다.
우식 위험도
우식 위험이 높은 상태에서는 어떤 재료를 선택하더라도 2차우식으로 인한 실패 위험이 올라갑니다. 직접 레진의 주요 실패 원인이 2차우식과 파절이라는 점은 여러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반복 확인되었습니다.
교합과 이갈이
이갈이나 강한 교합력은 수복물과 치아 모두의 파절 위험을 높입니다.
치아 위치와 수복면 수
대구치일수록, 수복면 수가 많을수록 생존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개별환자데이터 메타분석에서 확인되었습니다.
균열(크랙) 유무와 심미 요구
균열선이 확인되면 교두 피개를 고려하는 근거가 되고, 앞니나 웃을 때 보이는 부위는 재료 선택에 심미 조건이 더해집니다.
선택지와 현재까지 확인된 성적
수복 방식 | 확인된 장기 성적 | 주요 실패 원인 | 근거 |
|---|---|---|---|
직접 레진 충전 | 연간 실패율 약 1.8%(5년), 2.4%(10년) | 2차우식, 수복물·치아 파절 | 12개 종단연구 개별환자데이터 메타분석 |
세라믹 인레이·온레이·오버레이 | 5년 생존율 약 92~95%, 10년 약 91% | 파절·치핑(4%), 치수 합병증(3%) | 14편 임상연구 메타분석 |
크라운(금, 메탈세라믹) | 연간 실패율 금 0.29%, 메탈세라믹 0.52% | (분석에서 별도 제시 안 됨) | 43편 네트워크 메타분석, 이 중 RCT 13편 |
이 표를 해석할 때의 한계. 세 줄의 숫자는 같은 환자군을 무작위로 나누어 비교한 값이 아닙니다. 크라운은 애초에 손상이 더 큰 치아에, 레진은 비교적 보존된 치아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수치를 그대로 맞비교하면 왜곡이 생깁니다. 대형 수복을 다룬 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도 글래스아이오노머를 제외한 대부분의 비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고, 저자들은 표준적인 직접·간접 재료 모두 큰 구치부 충치 수복에 사용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각 선택지가 적합할 수 있는 상황
직접 레진 충전
교두와 벽이 충분히 남아 있고, 변연이 잇몸 위에 있어 격리가 가능하며, 1회 내원으로 마치고 싶을 때 적합합니다. 치질 삭제량이 가장 적고, 일부가 깨지거나 변연이 착색되었을 때 전체를 다시 만들지 않고 부분 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기 관리 측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한계는 넓은 인접면 수복에서 접촉점 형성과 중합 수축 관리가 술식에 민감하다는 점입니다.
인레이·온레이(간접 부분수복)
결손 범위가 넓어 직접 충전으로 해부학적 형태와 인접면 접촉을 재현하기 어렵거나, 한두 개 교두만 덮으면 되는 경우에 고려합니다. 기공 과정을 거치므로 형태와 마모 저항 면에서 유리할 수 있으나, 최소 2회 내원과 임시수복 기간이 필요하고 접착 실패 시 탈락 가능성이 있습니다. 메타분석에서 신경이 살아 있는 치아가 신경치료된 치아보다 실패 위험이 낮게 나타났습니다.
크라운(전체피개관)
교두 대부분이 소실되었거나, 치아 둘레 전체가 얇아져 파절 위험이 높거나, 이미 여러 차례 수복을 반복해 남은 치질이 적을 때 고려합니다. 씹는 힘을 치아 전체로 분산시키는 장점이 있는 대신 치질 삭제량이 가장 많고, 되돌릴 수 없습니다. 2025년 발표된 다학제 합의 권고는 최소침습 원칙에 따라 가능한 범위에서 크라운보다 인레이·온레이를 우선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크라운을 선택할 때 함께 고려할 위험
생활치를 크라운으로 삭제한 뒤 신경이 죽는(치수 괴사) 경우가 보고됩니다. 120개 치아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연구에서 크라운 형성 후 무증상 치수 괴사 발생률은 전체 9%였고, 손상이 없던 치아는 5%, 이미 우식이나 수복물이 있던 치아는 13%로 차이가 있었습니다. 간접수복 전반을 다룬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치수 괴사와 치근단 병소 발생률 자체는 낮은 편이나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고 정리했으며, 근거의 확실성은 낮음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이는 크라운을 피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남은 치질이 충분한 상태에서 예방 목적으로 크라운을 선택하는 것이 자동으로 더 안전한 선택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치료를 미루거나 경과를 볼 때 고려할 점
작고 진행이 멈춘 것으로 판단되는 우식은 즉시 삭제하지 않고 관리와 정기 관찰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미 치질 결손이 있고 진행 중인 우식을 미루면, 남는 치질이 줄어들면서 선택 가능한 수복 범위 자체가 좁아집니다. 레진으로 가능했던 상태가 온레이나 크라운으로, 다시 근관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넘어가면 각 단계마다 치질이 추가로 소모됩니다.
한 가지 더 고려할 점은 재치료 경로의 차이입니다. 직접 레진은 실패 시 부분 수리나 재충전이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크라운은 실패하면 재제작 과정에서 치질을 추가로 삭제하게 되고 근관치료나 발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직접 검사가 필요한 이유
우식의 실제 깊이와 남을 치질의 양은 방사선 사진만으로 확정되지 않고, 우식을 제거해 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치수 상태 평가, 균열 확인, 교합 검사, 변연의 잇몸 관계 확인이 함께 필요합니다. 실제 치료 가능 여부와 방법은 구강 상태, 검사 결과, 전신질환과 복용약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온라인 정보만으로 개별 치료 방법을 확정할 수 없습니다.
건강보험 적용 범위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은 만 5세 이상 12세 이하 아동의, 치수병변이 없는 치아우식증에 이환된 영구치(제3대구치 제외)에 한해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치과의원 외래 기준 본인부담률은 30%입니다. 2026년 9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이 급여 연령을 13세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이 의결되었고 2027년 1월 시행 예정입니다.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의 수복 재료 선택은 급여 여부보다 남은 치질의 양과 파절 위험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관련 질문
신경치료를 받았는데 왜 크라운까지 해야 하나요? — 신경치료 후 수복은 이 글과 판단 축이 다릅니다
치아를 살릴 수 있는지, 뽑아야 하는지는 무엇을 보고 결정하나요? — 수복 자체가 어려운 단계의 판단 기준
오래된 크라운이나 인레이는 언제 교체해야 하나요?
레진이나 인레이 치료 후 시린 증상은 얼마나 지속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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